« 2024/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鄭道傳 (정도전)] 正寶位 (정보위)

Growling | 2012. 3. 1. 19:57 | Posted by reaper91


鄭道傳 (정도전)

정도전의 민본위민 사상은 단순히 유교경전을 인용한 것이 아니라 고려 말 부패하고 타락한 지배계급과 관리 밑에서 신음하던 백성들과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이었다.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의 서문에 이렇게 썼다. “임금은 존귀한 존재지만 그보다 더 존귀한 것은 천하의 민심이다. 민심을 얻지 못하는 정권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민심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오직 백성을 진실로 내 몸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써만 얻을 수 있다."

2012년 대한민국, 왜 우리에겐 정도전 같은 정치인이 없나 http://bit.ly/wFHZU5

정도전은 조선 개국 이후 6년의 짧은 시간 동안 성리학적 통치이론에 근거해 조선 건국의 이론적 바탕을 구축하고 재상정치와 중앙집권적 관료체계의 기반을 확립하는 방대한 작업에 돌입했다. 정도전은 왕권의 세습을 인정하면서도 권력을 감시·통제하고 분산시키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왕권은 어디까지나 상징적이고 관념적인 것으로 실제로 절대권력을 마구 휘두르는 독재자로 군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도전의 믿음이었다.

정도전은 성리학적 이상을 추구했으면서도 조선의 건국세력인 신진사대부와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정도전은 왕의 나라가 아닌 백성의 나라를 꿈꿨다. 조선은 명실상부한 왕권국가였지만 정도전은 권력을 견제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실력과 야망을 겸비한 이방원이 아니라 이방석이 세자로 책봉되는 걸 굳이 반대하지 않았던 것도 나라가 임금 한 사람의 독단으로 굴러갈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600여년 전 정도전은 일찌감치 이렇게 경고한 바 있다. "임금의 지위는 존귀한 것이다. 그러나 만일 천하 만민의 민심을 얻지 못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생긴다. … 백성은 지극히 약한 존재지만 폭력으로써 협박해서는 안 된다. 백성은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들이지만 꾀로서 속여서는 안 된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백성은 군주에게 복종하지만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은 군주를 버린다."

正寶位 (정보위 : 보위를 바르게 함)

주역(周易)에 이르기를, "성인의 큰 보배는 위(位)요, 천지의 큰 덕은 생(生)이니, 무엇으로 위를 지킬 것인가? 바로 인(仁)이다." 하였다. 천자(天子)는 천하의 봉공(奉貢)을 누리고, 제후(諸侯)는 경내(境內)의 봉공을 누리니, 모두 부귀가 지극한 사람들이다.

현능한 사람들은 지혜를 바치고, 호걸들은 힘을 바치며, 백성들은 분주하여 각기 맡은 역(役)에 종사하되, 오직 인군의 명령께만 복종할 뿐이다. 그것은 위(位)를 얻었기 때문이니, 큰 보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천지는 만물에 대하여 그 생육하는 일을 동일하게 할 뿐이다. 대개 그 일원(一元)의 기(氣)가 간단없이 주류(周流)하매, 만물의 생성은 모두 그 기(氣)를 받아서, 어떤 것은 굵고, 어떤 것은 가늘고, 어떤 것은 높고, 어떤 것은 낮아서, 제각기의 형태를 지니고, 제각기의 본성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천지는 만물을 생성시키는 것으로 본심을 삼으니, 이른바 만물을 생성시키는 마음이 바로 천지의 큰 덕인 것이다. 인군의 위(位)는 높기로 말하면 높고, 귀하기로 말하면 귀하다. 그러나 천하는 지극히 넓고 만민은 지극히 많다. 한 번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마 크게 염려할 일이 생기게 되리라.

하민(下民)은 지극히 약하지만 힘으로 위협할 수 없고, 지극히 어리석지만 지혜로써 속일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의 마음을 얻으면 복종하게 되고,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배반하게 된다. 그들이 배반하고 따르는 그 간격은 털끝만큼의 차이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사사로운 뜻을 품고서 구차스럽게 얻는 것이 아니요, 도를 어기어 명예를 구하는 방법으로 얻는 것도 아니다. 그 얻는 방법 역시 인(仁)일 뿐이다.

인군은 천지가 만물을 생육시키는 그 마음을 자기의 마음으로 삼아서 불인인지정(不忍人之政)을 행하여, 천하 사방 사람으로 하여금 모두 기뻐해서 인군을 마치 자기 부모처럼 우러러볼 수 있게 한다면, 오래도록 안부(安富)/존영(尊榮)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요, 위망(危亡)/복추(覆墜)의 환(患)을 끝내 갖지 않게 될 것이다. 인(仁)으로써 위(位)를 지킴이 어찌 마땅한 일이 아니겠는가?

주상 전하는 천리와 인심에 순응하여 보위를 신속히 바르게 하였으니, 인(仁)은 심덕(心德)의 온전한 것이 되고 사랑은 바로 인의 발(發)임을 알았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바루어서 인을 체득하고, 사랑을 미루어서 인민에게 미쳤으니, 인의 체(體)가 서고, 인의 용(用)이 행해진 것이다. 아! 위(位)를 보유하여 천만세에 길이 전하여질 것을 누가 믿지 않으랴!

易曰. 聖人之大寶曰位. 天地之大德曰生. 何以守位. 曰仁. 天子享天下之奉. 諸侯享境內之奉. 皆富貴之至也. 賢能效其智. 豪傑效其力. 民庶奔走. 各服其役. 惟人君之命是從焉. 以其得乎位也. 非大寶而何. 天地之於萬物. 一於生育而已. 蓋其一原之氣. 周流無間. 而萬物之生. 皆受是氣以生. 洪纖高下. 各形其形. 各性其性. 故曰天地以生物爲心. 所謂生物之心. 卽天地之大德也. 人君之位. 尊則尊矣. 貴則貴矣. 然天下至廣也. 萬民至衆也. 一有不得其心. 則蓋有大可慮者存焉. 下民至弱也. 不可以力劫之也. 至愚也. 不可以智欺之也. 得其心則服之. 不得其心則去之. 去就之間. 不容毫髮焉. 然所謂得其心者. 非以私意苟且而爲之也. 非以違道干譽而致之也. 亦曰仁而已矣. 人君以天地生物之心爲心. 行不忍人之政. 使天下四境之人. 皆悅而仰之若父母. 則長享安富尊榮之樂. 而無危亡覆墜之患矣. 守位以仁. 不亦宜乎. 恭惟主上殿下. 順天應人. 驟正寶位. 知仁爲心德之全. 愛乃仁之所發. 於是正其心以體乎仁. 推其愛以及於人. 仁之體立而仁之用行矣. 嗚呼. 保有其位. 以延千萬世之傳. 詎不信歟.
: